델리에서의 마지막 날은 모든 쇼핑을 마치고, 주문한 파우치를 픽업해야 했고, 택배서비스 샵에 모아둔 짐들을 최종 팩킹해서 주소를 적고 트랙킹 넘버까지 받아야 델리에서의 일이 겨우 끝나는 샘이었다. 오전부터 발발 거리면서 물건을 사 모으고, 와중에 이제 인도를 떠나는 KY를 배웅하기 위해 나빈가게를 두번이나 왔다 갔다 했다. 점심도 먹어야 했고, 믹스베지 파라타를 허겁지겁 먹고 KY를 만나러 갔다. 이상하게도 KY이는 처음 만났을 때 부터 친근했다. 어디선가 만났던 것 처럼, 첫 만남부터 호감이 있었다. 첫 인상은 씩씩하고 싹싹해 보였지만, 보면 볼 수록 예민하고 연약한 모습이 비춰졌다. 아직 어린 친구였다. 나보다 내 아들과 훨씬 가까운 나이인 20대 초반의 풋풋함이 그대로 남아있는, 그 시기만이 지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