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하고도 노골적인

사적 취향에 대한 뻘글모음입니다.

인생 자체가 영화의 한 장면이라고 생각합시다

인도여행 4

다시, 델리

으슬으슬 추워서 선 잠 속에서도 이불속에 들어가는 꿈을 꾸었다. 이렇게 계속 춥다면 침낭을 꺼내야 겠어, 라고 꿈속에서 조차 생각했을때쯤, 문을 캉캉! 두드리며 “공항에서 내리시는 분!! ” 외치는 소리에 번쩍 잠에서 깨었다. 벌써 델리구나. 시간을 보니 3시 58분. 미리 검색해본 버스 어플로부터 아침에 도착하는 시간이 대략 4시 30분 쯤이 되리란 걸 알고있었다. 일어나 굽어 아픈 무릎을 꺼내어 펼치고 울숄로 어깨부터 온 몸을 감쌌다. 뒷 칸에 타고 있던 인짱이 문을 통통- 두드리며, “ 거의 다 온것 같은데요? ” 하고 내릴때가 되었음을 알려주었다. 우물쭈물 슬리퍼 칸에서 내려와 구글맵을 보니, 바로 코넛플레이스 근처였다. 차장같은 인도인친구가 와서 어디서 내릴거냐고 묻길래, 우린 메인바자르로 갈거..

여행일지 2023.03.01

소통?

누군갈 이해하려하지 않기로 했다. 나의 푸시카르 첫 날은 무척 아름답게 시작했다. 자이뿌르 역에서 라운지를 이용하면서 편하게 아침을 먹고,처음 델리에서 보고 자이푸르에서 다시 만난 임선생님이 준 건포도를 먹고, 제네럴 티켓으로 탔지만 오늘의 담당 TT가 정말 젠틀한 사람이어서 슬리퍼클래스 이용 금액으로 100루피만 더 내면 되었다. (이건 사전예약한 임선생님보다 가격이 저렴했다!) 그리고 우버로 택시를 불러서(임선생님이) 편하게 레이크 근처까지 왔고~ [세상에 경적을 울리지 않고(아니, 적어도 최소한으로) 길을 건너는 아낙네들에게 길을 양보하는 택시운전사는 처음이었다! 나중에 그의 전화번호를 체크해 두었다. ]택시비는 내가, 피자점심은 임선생님이 쐈다. 길을 걸어가며 모든 사람들에게 미소를 날렸다. 미소..

여행일지 2023.02.03

델리. 사람. 만남. 헤어짐.

델리에서의 마지막 날은 모든 쇼핑을 마치고, 주문한 파우치를 픽업해야 했고, 택배서비스 샵에 모아둔 짐들을 최종 팩킹해서 주소를 적고 트랙킹 넘버까지 받아야 델리에서의 일이 겨우 끝나는 샘이었다. 오전부터 발발 거리면서 물건을 사 모으고, 와중에 이제 인도를 떠나는 KY를 배웅하기 위해 나빈가게를 두번이나 왔다 갔다 했다. 점심도 먹어야 했고, 믹스베지 파라타를 허겁지겁 먹고 KY를 만나러 갔다. 이상하게도 KY이는 처음 만났을 때 부터 친근했다. 어디선가 만났던 것 처럼, 첫 만남부터 호감이 있었다. 첫 인상은 씩씩하고 싹싹해 보였지만, 보면 볼 수록 예민하고 연약한 모습이 비춰졌다. 아직 어린 친구였다. 나보다 내 아들과 훨씬 가까운 나이인 20대 초반의 풋풋함이 그대로 남아있는, 그 시기만이 지닐수..

여행일지 2023.01.26

우리는 우리의 시나리오를 쓰고 그 역할 대로 살아야 한다

그렇게 해서 목표는 형체를 갖추게 된다. 부의 확신. -밥 프록터. - 인도까지도 이 책을 들고 왔다. 잊지 않고 읽기 위해서 이다. 일생 공부하며 나를 닦아 가기로 다짐을 했다. 일여년 동안 연습같은 실전의 삶. 매일 책을 읽고, 일기를 쓰고, 기록을 남긴다는 것은 처음에는 무척 어색하고 무엇을 써야할지도 막연하고 애매하기만 했다. 그동안 그렇게 하고 싶은 말이, 쓰고 싶은 말이, 많다고만 생각을 했는데 막상 쓰려고 보니 한 마디도 내 마음같이 나와주지를 않았다. 책읽기도, 글 쓰기도 연습이 필요했다. 우리가 달리기를 잘 하고 싶으면 매일 운동장을 뛰면서 연습을 하듯, 저 둘도 꼭 같았다. 매일은 쓰지 못했고, 매일은 읽지 못했지만, 항상 머릿속에는 그 둘이 자리하고 있었다. 나는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

여행일지 2023.0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