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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적 취향에 대한 뻘글모음입니다.

인생 자체가 영화의 한 장면이라고 생각합시다

여행일지

우리는 우리의 시나리오를 쓰고 그 역할 대로 살아야 한다

타선생 2023. 1. 25. 12:32

                              

그렇게 해서 목표는 형체를 갖추게 된다.

부의 확신. -밥 프록터. -



인도까지도 이 책을 들고 왔다.
잊지 않고 읽기 위해서 이다.
일생 공부하며 나를 닦아 가기로 다짐을 했다. 일여년 동안 연습같은 실전의 삶.
매일 책을 읽고, 일기를 쓰고, 기록을 남긴다는 것은 처음에는 무척 어색하고 무엇을 써야할지도 막연하고 애매하기만 했다.
그동안 그렇게 하고 싶은 말이, 쓰고 싶은 말이, 많다고만 생각을 했는데 막상 쓰려고 보니 한 마디도 내 마음같이 나와주지를 않았다.
책읽기도, 글 쓰기도 연습이 필요했다. 우리가 달리기를 잘 하고 싶으면 매일 운동장을 뛰면서 연습을 하듯, 저 둘도 꼭 같았다.
매일은 쓰지 못했고, 매일은 읽지 못했지만, 항상 머릿속에는 그 둘이 자리하고 있었다.
나는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도, 어떤 글을 써야 할지, 쓰고 싶은지 모르겠다.
그저 생각의 씨앗들이 떠오르는 순간 잊지 않고 그 씨앗을 화면이나 종에게 뿌리내리게 하는것이 지금 할 수 있는 전부이자 최선이다.
만족한다. 매우 나다운 일인것 같다.
계획하고 작정하고 무언갈 쓰려할때 항상 캄캄한 벽을 마주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에
이렇게 떠오르는 글감들을 자유롭게 펼쳐나가는 편히 훨씬 쉽고 나다운 방식이란걸 이제는 알고 있다.
남들의 방식을 흉내 내 볼까, 이렇게 해보라, 저렇게 해보라는 법을 배워볼까도 생각했었기 때문에 책도 사보았지만,
우주는 내게 그것을 바라지 않았는지 주문한 책은 끝내 나에게 와주지 않았다.
물 흐르듯이 일이 진행되지 않으면, 그건 흐름을 거스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연스러운 흐름속에서 일이 막힘없이 흐를 때, 나 역시 모든일이 잘 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책을 읽을 때도 비슷하게 그런일이 일어난다. 여러권의 책을 동시에 읽기도 하는데, 중간에서 잠깐 쉬고 싶은 책들이 있다.
그럴때에 관심이나 눈길이 향하는 다른 책으로 손을 뻗어 펼치면, 마법같이! 지금 내게 필요한 바로 그 말들이 조용히 나를 바라보고 있다.
인생은 타이밍이라는 말이 있지만, 그 말 대로 모든것을 때와 흐름탓으로 돌리기도 쉬운 말이다. 변명하는 것 같은 느낌도 있다.
진심으로 노력하며 나의 인생을 위해 꾸준하게 공부하고 그런 자세로 매일매일을 살아가다보면 타이밍이 이미 내 앞에 놓여져 있으리라 믿어본다.
이때까지도 몇번, 그런 타이밍이 나를 위해 존재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때 나는 어떤 선택을 했었나 돌아보게 된다.
너무나 준비되지 않았던 나의 모습을 떠올린다. 이제는 더이상 그러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하여, 인도에도 책을 들고 왔다.
무겁지만 각오하고 아이패드도 들고 왔다.
힘은 들었지만 여행온 첫 날 부터 나는 참 마음이 기뻤다.
되어지고 싶은 모습으로 한 발자욱 다가간 느낌이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작가가 될것이다’ 라고 적었을때 이미 느꼈다. 사실은 이미 작가였다.
  글을 쓰는 작가가 아직 아니었을뿐.
작가라는 단어를 너무 좁은 의미에서만 두고 목메었구나 하는 것도 알아차렸다.
창작하는 사람. 그 안에서 자유로움과 기쁨과 사명과 열정을 느끼는 사람.
나는 이미 작가였다.


2023.01.12 의 생각 긁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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