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하고도 노골적인

사적 취향에 대한 뻘글모음입니다.

인생 자체가 영화의 한 장면이라고 생각합시다

여행일지

끝이 좋아야 다 좋다

타선생 2023. 1. 31. 11:47


드디어 자이뿌르에서의 일이 끝났다.

마음을 졸이게 하는 에피소드도 발생! - (해결된줄 알았는데 다시 미결과제로 남은게 역시 인디아…)
익숙하지 않은 웨스턴 유니온 사용으로 중요한 숫자들을(MTCN넘버) 캡쳐 했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욕이 입밖으로 나왔다. 바보같으니! 한 번에 두가지 일을 하려고 하니 이런 실수가 생긴다.
한국에서 쓰던 유심으로 바꿔 끼우면 그 중요한 메세지가 올까 하고 기다려 봤지만 오지 않았다. 이런!
은행앱에서는 그 번호를 찾을수가 없었다. 곧 한국 시간으로 저녁 11시가 지났고 은행앱에서도 더이상 확인할 길이 없어 사이트로 은행사이트로 그 얄궂은 번호를 찾기 위해 한시간을 넘게 모바일과 아이패드 화면을 노려보았지만 나도 쉬어야지…으으.
일단은 밝을때 다시 방법을 생각해 보기로 하자. 어쩌면 푸시카르에 도착하면 뭐든 다 해결될 것 같았다.
그리고 이 글을 네 줄째 쓸때쯤, 혹시나 하는 생각에 다시 은행앱으로 들어가 유심히 살펴 보았다.
그러자 어제는 당황한 겨를에 보이지 않던 [송금내역확인]란이 두둥! 있었네 있었어…. 없을리가 없었다. 잘 생각해 보면 맞아, 없을리가 없지.
하지만 당황하기 시작하면 그 작은 글자들이 눈에 들어 오지 않는다. 플러스 시차로 인도 시간 7시가 넘자 접속도 거부당했으니 마음이 더욱 타들어갔다.
일단 지금 당장 어찌할 도리가 없다면, 잠시 그 생각으로 부터 벗어날 필요가 있다.  냉정과 평정심 속에서만 해결책이 떠오르니까.
지금도 전혀 생각도 못하다가, 갑자기 문득 떠오른 생각에 다시 들어가본 은행 앱안에 버젓이 그 문제해결의 버튼이 숨어(?) 있었으니까!
다행이고 또 다행이다. 휴우. 한시름 놓고 이제는 더욱 푸시카르에서의 시간을 즐기면 될 것 같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자이푸르 은행에서 인출한 돈들이 저금에서 나오지 않고 신용으로 나온것 같았다. 예금이 전혀 줄어들질 않아서 통신이 느린가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총 80만원 정도가 신용인출되었고, 티누샵에 지출될 사입비용 중에서 일부분 송금 된 것 외에는 줄어든 돈이 없다.
어차피 3월 1일에 빠져나갈 돈이긴 해서 오히려 지금 상황에서 돈을 다 써버리면 나중이 힘들어 질 수 있을거란 생각에 조금 걱정이 됬다.
예상보다 알타프 아저씨네에서도 조금밖에 사지 않았다. 도중에 속이 너무 안좋아져서 정말 기듯 돌아왔다.
그 덕분(?)에 빨리 일을 마쳤고, 예상한 것보다 반 정도 지출을 자제할 수 있었다. 전날과 그날 오전 각각 만루피 씩 다른 셀러로 부터 사들인 원석들이 있었는데 그것을 더하고도 예상보다 적게 지출한 셈 이었다. 알타프 아저씨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필요한 양 이상으로 살 수는 없었다.
그렇게 자제했어도 결국 예상치를 넘는 원석꾸러미가 생겼다.
다음날 체크아웃을 하기 위해 원석들을 중요도에 따라 안전하게 키핑하고 몇개의 꾸러미로 나누어서 가방에 담고나니 들고다닐 만한 무게였다. 다행이도!
수중에 있는 돈을 거의 다 지불하는데 쓰고, 여행경비로 14000루피 정도 손에 들고 있다.
그런데 지금 푸시카르에 와서 조금 걷다가 귀여운 옷을 발견했는데 이걸 들고 가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아마도 세이브된 80만원 어치 정도?
그리고 또 하나, 카카오뱅크에서 웨스턴 유니온 송금이 엄청나게 간단하게 가능하단 사실을 어제 발견했다. 이것도 다 위에 적은 해프닝 덕에 알게된 것이다. 어떤 일이든 나쁜일만 일어나지 않는다는것. BAD라고 생각되는 일은 있지만, 곧 해결되면 더이상 곤란한 일이 아니게 된다.
모든 상황, 환경, 문제, 일들은 이렇게 조금만 지나보면 그 얼굴표정을 달리하고 있다.
그 순간 내가 어떤 감정상태로 상황을 보낼것인가, 그게 바로 ‘대응’과 ‘반응’의 차이 이려나.
나도 조금은 그 차이를 이해하게 된 것 같다.

하지만 이걸로 끝이 아니었지.


2023.01.20. 생각 긁적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