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하고도 노골적인

사적 취향에 대한 뻘글모음입니다.

인생 자체가 영화의 한 장면이라고 생각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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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누군갈 이해하려하지 않기로 했다. 나의 푸시카르 첫 날은 무척 아름답게 시작했다. 자이뿌르 역에서 라운지를 이용하면서 편하게 아침을 먹고,처음 델리에서 보고 자이푸르에서 다시 만난 임선생님이 준 건포도를 먹고, 제네럴 티켓으로 탔지만 오늘의 담당 TT가 정말 젠틀한 사람이어서 슬리퍼클래스 이용 금액으로 100루피만 더 내면 되었다. (이건 사전예약한 임선생님보다 가격이 저렴했다!) 그리고 우버로 택시를 불러서(임선생님이) 편하게 레이크 근처까지 왔고~ [세상에 경적을 울리지 않고(아니, 적어도 최소한으로) 길을 건너는 아낙네들에게 길을 양보하는 택시운전사는 처음이었다! 나중에 그의 전화번호를 체크해 두었다. ]택시비는 내가, 피자점심은 임선생님이 쐈다. 길을 걸어가며 모든 사람들에게 미소를 날렸다. 미소..

여행일지 2023.02.03

끝이 좋아야 다 좋다

드디어 자이뿌르에서의 일이 끝났다. 마음을 졸이게 하는 에피소드도 발생! - (해결된줄 알았는데 다시 미결과제로 남은게 역시 인디아…) 익숙하지 않은 웨스턴 유니온 사용으로 중요한 숫자들을(MTCN넘버) 캡쳐 했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욕이 입밖으로 나왔다. 바보같으니! 한 번에 두가지 일을 하려고 하니 이런 실수가 생긴다. 한국에서 쓰던 유심으로 바꿔 끼우면 그 중요한 메세지가 올까 하고 기다려 봤지만 오지 않았다. 이런! 은행앱에서는 그 번호를 찾을수가 없었다. 곧 한국 시간으로 저녁 11시가 지났고 은행앱에서도 더이상 확인할 길이 없어 사이트로 은행사이트로 그 얄궂은 번호를 찾기 위해 한시간을 넘게 모바일과 아이패드 화면을 노려보았지만 나도 쉬어야지…으으. 일단은 밝을때 다시 방법을 생각해 보..

여행일지 2023.01.31

도착. 자이푸르. 전력질주 시작.

자이뿌르에 도착했다. 주말은 어차피 휴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쉬면서 이것저것 하려고 했는데 발길은 아는 곳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럴수 밖에 없었다. 나는 이곳에 달리 다른 이유가 있어서 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분명 하지 않는다고 했던 가게가. 홀로 문을 열고 있었다. 다른 곳은 전부 닫혀있었는데 말이다. 이건 무슨 일인가 가게 안을 들여다 보니 익숙한 가게오너의 얼굴이 보였다. 자연스럽게 인사를 하고, 그의 비지니스 스마일과 맨트가 나를 반겼다. 온김에 할수 없지. 조금만 좋아하는 일을 해 볼까? 두시간 정도 편하게 원석들을 보고, 고르고, 나는 가장 내가 잘 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일종의 안심감과도 비슷한 익숙함이 올라왔다. 상실감 뒤의 안심감. 묘한 밸런스를 이루는 감정들. 이..

여행일지 2023.01.28

델리. 사람. 만남. 헤어짐.

델리에서의 마지막 날은 모든 쇼핑을 마치고, 주문한 파우치를 픽업해야 했고, 택배서비스 샵에 모아둔 짐들을 최종 팩킹해서 주소를 적고 트랙킹 넘버까지 받아야 델리에서의 일이 겨우 끝나는 샘이었다. 오전부터 발발 거리면서 물건을 사 모으고, 와중에 이제 인도를 떠나는 KY를 배웅하기 위해 나빈가게를 두번이나 왔다 갔다 했다. 점심도 먹어야 했고, 믹스베지 파라타를 허겁지겁 먹고 KY를 만나러 갔다. 이상하게도 KY이는 처음 만났을 때 부터 친근했다. 어디선가 만났던 것 처럼, 첫 만남부터 호감이 있었다. 첫 인상은 씩씩하고 싹싹해 보였지만, 보면 볼 수록 예민하고 연약한 모습이 비춰졌다. 아직 어린 친구였다. 나보다 내 아들과 훨씬 가까운 나이인 20대 초반의 풋풋함이 그대로 남아있는, 그 시기만이 지닐수..

여행일지 2023.01.26

우리는 우리의 시나리오를 쓰고 그 역할 대로 살아야 한다

그렇게 해서 목표는 형체를 갖추게 된다. 부의 확신. -밥 프록터. - 인도까지도 이 책을 들고 왔다. 잊지 않고 읽기 위해서 이다. 일생 공부하며 나를 닦아 가기로 다짐을 했다. 일여년 동안 연습같은 실전의 삶. 매일 책을 읽고, 일기를 쓰고, 기록을 남긴다는 것은 처음에는 무척 어색하고 무엇을 써야할지도 막연하고 애매하기만 했다. 그동안 그렇게 하고 싶은 말이, 쓰고 싶은 말이, 많다고만 생각을 했는데 막상 쓰려고 보니 한 마디도 내 마음같이 나와주지를 않았다. 책읽기도, 글 쓰기도 연습이 필요했다. 우리가 달리기를 잘 하고 싶으면 매일 운동장을 뛰면서 연습을 하듯, 저 둘도 꼭 같았다. 매일은 쓰지 못했고, 매일은 읽지 못했지만, 항상 머릿속에는 그 둘이 자리하고 있었다. 나는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

여행일지 2023.01.25

인도로 떠나기 전날밤

2023.01.09 일기. 드디어 첫 발을 떼었다. 홀로 떠나는 인도 여행. 그리고 태국. 어떻게 혼자 여행을 하지? 아니, 어떻게 이제서야 혼자 여행이 가능한거지?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 기르는 평범한 대한민국의 여성, 게다가 가녀장으로서 아이 없이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누린다는 것은 결혼해서 17년 만에 가능한 일이었다. 물론, 그 전에도 일주일에서 열흘간 짧게나마 국내 여행이나, 가까운 일본에, 그리고 인도도 한 번 . 딱 일주일간의 출장 여행이었지만, 그런 기회는 있었다. 그렇지만 충분히 만족할 만한 긴 시간이었다고는 말하기 어려운 애매한 기간. 시간. 여운. 아쉬움 등. 코로나로 모두의 발이 묶이게 된 이후로, 나 역시 인도나 해외에 가지 못하게 된 이 시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고심했다...

여행일지 2023.01.23